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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삼보옹 작성일21-02-20 16:50 조회4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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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톡스·엘러간·에볼루스, 미국 ITC 소송 철회 3자 합의…대웅제약 제외
메디톡스, ‘나보타’ 판매 수익금과 에볼루스 주식 확보
대웅제약, 미국 사업 리스크 해소…“로열티 지불 의무 없어”
균주 관련 미국 소송 종료…국내 민형사는 철회 안해

[서울=뉴시스] 송연주 기자 = 2년 여간 끌어오던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균주 분쟁에서 주요 당사자인 대웅제약이 쏙 빠진 이상한 합의가 나왔다.파워볼엔트리

이번 합의로 메디톡스는 대웅제약 제품이 미국에서 판매될 때의 수익금을 받는 등 수익을 보장받게 됐다. 대웅제약은 미국 내 수입 금지 명령으로 인한 미국 사업 리스크를 해소했다.

메디톡스는 19일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미국명 주보) 판매에 대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소송 등 모든 지적재산권 소송 해결을 위해 미국 엘러간(현 애브비)· 에볼루스·메디톡스가 3자 합의했다고 밝혔다.

엘러간은 메디톡스의 미국 파트너사이고, 에볼루스는 나보타의 해외 판권을 가진 대웅제약의 미국 파트너사다. 메디톡스와 엘러간은 지난 2019년 1월 ITC에 대웅제약이 자사의 균주 제조공정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행정소송을 냈다. ITC는 작년 12월 ‘나보타’를 21개월 간 미국 내 수입을 금지하는 최종판결을 내렸다. 이후 대웅제약이 항소법원에 제기한 임시가처분 이 최근 받아들여지며 미국 내 판매는 다시 가능해진 상태였다.

이번 합의에 따라 메디톡스와 엘러간은 ITC 소송을 철회하고 에볼루스는 미국에서 소송 리스크 없이 나보타를 자유롭게 판매할 수 있게 됐다. ITC 사건 이전으로 돌아가는 셈이다. ITC의 판결이 나왔더라도 원고·피고 2인 이상이 합의하면 무효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메디톡스와 엘러간은 에볼루스로부터 합의금(마일스톤)과 매출에 대한 로열티를 지급받기로 했다. 추가로 메디톡스는 에볼루스의 주식(보통주)도 받는다. 에볼루스의 주주로 등극한다.

◇대웅제약 ”미국 사업 리스크 해소…로열티 지불 의무 없어“


대웅제약은 이번 합의에 대해 회사의 경영진 조차도 몰랐다는 반응이다. 수입 금지로 인한 경영압박을 받아온 에볼루스의 단독 결정이었다는 것이다. 엘러간을 인수한 애브비와 에볼루스 주축으로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우린 이번 합의의 당사자가 아니며 사전에 동의한 적도 없다”면서 “에볼루스가 영업활동 중단을 피하기 위해 경영상 판단에 따라 내린 결정으로 보인다. 또 애브비·메디톡스는 항소에 따라 불리한 국면이 조성됐다고 판단해 다급하게 합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합의 당사자가 아니므로 메디톡스, 엘러간에 대한 지불 의무 또한 없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합의금·로열티 등 모든 지불의무는 에볼루스가 진다. 대웅은 합의자가 아니므로 지불의무가 없어, 합의에 따른 금전적 손해는 없으며 나보타 판매에 대한 미국 내 사업 리스크도 해소됐다”고 말했다.

에볼루스와의 파트너십 역시 이어가겠단 계획이다. 에볼루스는 미국, 캐나다, 유럽, CIS 등에서 나보타 판권을 갖고 있다.

대웅제약은 “ITC 결정의 오류를 바로잡을 기회가 없어지게 된 건 유감이지만 에볼루스와 함께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양사 “국내 민형사 철회 안해”

합의에 따라 미국에서 관련 소송은 모두 종료될 것으로 보인다. 메디톡스는 에볼루스 상대로 제기한 미국 캘리포니아 소송도 철회될 예정이다. 대웅제약이 ITC 판결에 불복해 제기한 미국 항소심 역시 자연스럽게 취하될 예정이다.

하지만 국내에서의 균주 관련 민형사는 메디톡스와 대웅제약 모두 계속 끌고간다는 방침이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이번 합의는 한국과 다른 국가에서의 메디톡스와 대웅간 법적 권리 및 지위, 조사나 소송 절차에는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국내 민형사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빠른 시일 내에 국내 민∙형사 재판에서 승소할 것임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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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경제, 사회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20일 오전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 등이 모인 '가습기살균제기업책임배·보상추진회' 관계자들이 서울 마포구 이마트 신촌점 앞에서 가습기살균제 제조판매사들의 사과와 합당한 배·보상 등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가람 기자
“시민 여러분들 간곡히 호소드립니다. 가습기살균제 참사를 제발 잊지 말아주십시오.”

20일 오전 11시40분 서울 마포구 신촌역과 홍대입구역 사이를 가로지르는 신촌로 일대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가습기살균제를 제조·판매한 회사에 항의하기 위해 진행한 도보 행진에서다. 이들은 거리로 나서 시민들을 향해 “가습기살균제는 해결된 참사가 아닌 현재 진행 중인 참사”라며 “가해 기업들에 죄가 없다고 한 사법부의 판단을 다시 바꿀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법이 우리 지켜주지 못해 거리로”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 등이 모인 '가습기살균제기업책임배·보상추진회' 관계자들이 20일 서울 마포구 신촌로 일대에서 도보 행진을 하고 있다. 이가람 기자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들이 모인 ‘가습기살균제기업책임배·보상추진회’는 이날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이마트 신촌점과 애경 본사 앞에서 연이어 ‘가습기살균제 제조·판매기업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 진행을 맡은 장동엽 참여연대 선임간사는 “지난달 12일 법원이 SK·애경·이마트 등 가습기살균제 제조·판매사들에 대해 황당하게도 무죄판결을 내렸다”며 “법이 우리를 지켜주지 못했기 때문에 소비자의 권리를 스스로 보여주고자 다시 한번 거리에 서게 됐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피해자와 가족, 목숨을 잃은 희생자들의 유족 등 8명이 참석해 가습기살균제 제조·판매사들을 향해 사과와 합당한 배상을 하라고 촉구했다. 피해자 유족인 김태종(66)씨는 “이마트의 PB상품 ‘이플러스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한 아내는 지난해 8월 중증 폐 질환으로 천국에 갔다”며 “피해자로 접수된 인원이 7000여명이고 환경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사망자만 998명임에도 가해기업들은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사과와 배상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오전 11시30분 이마트 신촌점 앞에서 첫 번째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이곳에서 출발해 30분간 약 1km를 걸어 홍대입구역 인근 애경타워로 행진했다.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신촌로 일대를 걸으며 “SK는 유죄다” “이마트는 살인기업이다” “애경은 책임져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방역 수칙 준수와 만약의 사고를 대비하기 위해 경찰 5~6명이 기자회견과 도보 행진 과정을 지켜봤다.

“‘인체 무해’ 문구 믿지 말아달라”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 등이 모인 '가습기살균제기업책임배·보상추진회' 관계자들이 20일 서울 마포구 애경타워 앞에서 가습기살균제 제조판매사들의 사과와 합당한 배·보상 등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가람 기자
애경타워 앞에서 진행된 두 번째 기자회견에선 중증 천식으로 휴대용산소발생기를 착용한 조순미(52)씨가 마이크를 잡았다. 조씨는 “피해자 대부분이 호흡기에 문제가 있어 도보 행진에 참여하고 싶어도 오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며 “여전히 많은 국민들이 가습기살균제가 얼마나 심각하고 참담한 참사인지 모르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대기업이 만든 제품에 쓰인 ‘인체에 무해하다’라는 문구가 언젠간 나와 가족들의 목숨을 가져갈 수도 있다는 교훈을 잊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배·보상추진위 관계자는 “피해자들이 지난 10년 동안 요구해온 진상규명과 피해 구제, 재발방지대책 마련 등 아직도 제대로 이뤄진 게 없다”며 “참사의 진상규명과 함께 제조·판매사들과 관련자들에 대한 형사처벌을 촉구하는 활동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피해자들은 앞으로 주말마다 가습기살균제 제조·판매사 앞에서 이 같은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이다.

옥시는 유죄, SK케미컬은 무죄? 판결 논란
지난 2018년 대법원은 가습기살균제 사건과 관련해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옥시레킷벤키저(옥시) 등의 제조사와 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관계자들에 대해 유죄를 확정했다. 그러나 지난달 12일 같은 혐의를 받아온 SK케미칼·이마트·애경산업 관계자들은 1심에서 무죄가 선고돼 논란이 일었다.

당시 재판부는 이미 유해성이 확인된 폴리헥사메틸렌구아디닌(PHMG)을 가습기살균제 원료로 사용한 옥시와 달리 SK케미칼과 애경산업이 사용한 원료 성분은 아직 유해성이 입증되지 않아 실제 폐 질환·천식을 유발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추가 연구결과가 나오면 역사적으로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 모르겠지만, 현재까지 나온 증거를 바탕으로 형사사법의 근본적 원칙 범위 내에서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은 “내 몸에서 일어난 일이 다 증거”라며 거세게 반발했고 검찰은 즉각 항소했다.

이가람 기자 lee.garam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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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사회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김범석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교수

진료실 찾는 사람들 대부분 4기암 환자
완치가 아닌 생명 연장 항암 치료 받아
2007년 소록도 공보의 시절 수필가 등단
최근 ‘어떤 죽음이 삶에게 말했다’ 출간

한국 죽음의 질 지수 OECD 18위 불과
의료시스템 개선 않는게 가장 큰 문제
호스피스 완화의료에 투자 확대 필요
시설 확충하고 고급 인력 투입해야

연명의료결정법 혼란 제도 보완 시급
탁상행정 탈피해 현장에서 답 찾아야
항암치료, 가족보다 환자 의견이 중요
죽음에 대한 인식 긍정적으로 변해야


김범석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지난 15일 서울대병원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잘 살아야만 잘 죽을 수 있다”면서 “‘죽음의 질’을 높이려면 죽음을 두려워하거나 터부시하는 인식을 바꾸고 호스피스 완화의료에 대한 투자 증액 등 의료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정탁 기자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죽음을 기억하라’는 뜻의 라틴어다. 너 자신이 언젠가 반드시 죽는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는 의미다. 고대 로마에서는 개선 장군이 시가행진을 할 때 노예가 행렬 뒤에서 ‘메멘토 모리’라고 외치게 했다고 한다. ‘개선 장군도 언젠가는 죽을 것이니, 우쭐대지 말고 겸손하게 행동하라’고 경계하기 위한 풍습이었다.

우리도 언젠가 죽는다. 사느라 바빠 이 불편한 진실을 잊거나 두려워서 외면할 뿐이다. 잘 죽으려면 준비가 필요하다. 누구든 갑작스럽게 죽기보다 살아온 날들을 잘 정리한 뒤 삶을 마감하고 싶어할 것이다. 우리 현실은 딴판이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한국의 ‘죽음의 질 지수’는 2015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40개 회원국 가운데 18위에 불과하다.

김범석(44)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진료실을 찾는 환자는 대부분 4기 암 환자들이다. 이들은 완치가 아니라 생명 연장 목적의 항암 치료를 받는다. 그는 그렇게 시간을 벌면서 환자들의 마지막 순간을 뒤로 미루기 위해 발버둥친다. 진료 현장에서 암 환자들 죽음을 지켜보는 게 김 교수의 안타까운 일상이다.파워사다리

소록도에서 공보의로 일하던 2007년 수필가로 등단한 그가 최근 에세이집 ‘어떤 죽음이 삶에게 말했다’를 펴냈다. 김 교수는 이 책에서 어떤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솔직하고 담담하게 풀어냈다. 그는 고등학교 1학년 때 아버지를 폐암으로 잃었다. 김 교수가 의사를 평생의 업으로 삼게 된 데는 아버지 영향이 컸다. 화학공학과를 다니다 이왕이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전공을 해보자는 고민 끝에 입시를 다시 치르고 의예과에 진학했다. 지난 15일 서울대병원에서 김 교수를 만나 어떻게 죽음을 준비하고 맞아야 하는지를 들었다.

―웰다잉(well-dying)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웰다잉은 웰빙(well-being)의 다른 이름이라고 생각한다. 생사일여(生死一如)가 괜히 있는 말이 아니다. 죽음과 삶은 동전의 양면이다. 종양내과 의사는 늘 죽음을 맞이하는 환자를 많이 볼 수밖에 없다. 자연스럽게 웰다잉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인간이 삶의 마지막까지 자기 정체성을 지킬 수 있도록 돕는 호스피스 완화의료에도 관심이 있어서 그렇기도 하다.”

―잘 죽는 것(존엄한 죽음)은 어떤 것인가.

“잘 죽기 위해서는 우선 잘 살아야 한다. 잘 살아야만 잘 죽을 수 있다. ‘이 정도면 원 없이 잘 산 인생’이라며 후회가 없어야 삶을 잘 마무리할 수 있다. 우리 가운데 이렇게 잘 살아온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죽음에 대한 이야기는 곧 삶을 어떻게 살아낼 것인가 하는 질문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한국인 ‘죽음의 질’은 선진국에 비해 낮은 편이다.

“우리나라 환자들을 대상으로 ‘이상적인 죽음이 무엇이냐’는 설문조사를 했다. 첫째가 고통 없이 임종하는 것, 둘째가 가족에게 짐이 되지 않는 상태에서 죽는 것, 셋째는 충분히 정리된 상태에서 임종을 맞았으면 좋겠다는 응답이 나왔다. 현실이 이렇지 못하다는 방증 아닌가. 나도 환자들에게는 그렇게 해주지 못하는 현실이 마음 아프다.”

―우리나라 죽음의 질이 낮은 이유는 무엇이고, 어떻게 풀어야 하나.

“의료시스템을 개선하지 않는 게 가장 큰 문제다. 호스피스 완화의료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자해야 한다. 우리나라 행위별 수가제는 무엇인가를 해야만 보상해주고 그러지 않으면 보상이 전혀 없다. 수천만원 하는 고가 항암제는 보험을 해주면서 호스피스 완화의료 수가는 몇만원 쓰는 게 아까운 것 같다. 의료 시설을 확충하고 좋은 인력을 투입해서 환자가 양질의 서비스를 받도록 해야 하는데, 아직까지 호스피스는 성직자들이 하는 무료 봉사라는 인식이 강하다. 모든 제도가 그렇듯 발전하기 위해서는 많은 자원이 필요하다.”

―호스피스 병상 등 시설과 인력이 부족한 실정이다. 인구 100만명당 최소 50개 병상이 필요한데 우리나라는 28개에 불과하다고 한다.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하지 않을까.

“정부도 문제의 심각성을 잘 알고 있다. 많은 부분에 나서고 있고 예전보다 많이 좋아지기도 했다.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를 위해서는 재원 마련이 필수적이다. 호스피스 완화의료하는 의사들은 돈이 되지 않더라도 환자에게 필요한 일이니까 순수한 뜻을 가지고 하는 분들이다. 하면 할수록 적자만 나지 않도록 재원 마련을 해주었으면 좋겠다. 필수의료는 할수록 적자가 나고 이 적자를 비급여, 상급병실료, 장례식장 수입에서 메워야 한다는 건 다 알고 있지 않나. 얼마가 필요할지 제대로 산출해보고, 누가 이 비용을 부담할지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고, 의료서비스를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와 관련한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

―의료시스템 개선은 필요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여러 사회·문화적인 현상과 역학이 맞물려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한 가지 키워드로 풀어나가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보험료를 올리자니 조세저항이 우려되고, 코로나19 탓에 우선순위에서도 밀리는 형편이다. 한꺼번에 확 좋아지긴 힘들어도 조금씩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저서에서 연명의료결정법에 대해 “불법과 합법의 경계가 애매해 현장이 혼란스럽다”고 토로했다. 어떤 제도적 보완이 필요한지.

“제도를 만드는 분들이 현장에 와보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제도를 만들 정도의 힘이 있는 분들은 그럴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이것은 의료뿐 아니라 우리나라 행정 전반의 문제다. 현장을 외면한 채 책상에서 모든 행정이 이루어지니 혼란이 계속되는 것이다. 현장에 모든 답이 있다.”

―선진국에서는 죽음에 대한 교육도 한다던데.

“독일을 비롯한 선진국 문화는 우리와 다르다. 내가 초등학생일 때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애들은 장례식장에 가는 게 아니라고 해서 가지 못했다. 어린이도 할아버지 죽음을 보고 배우는 게 있는데 이를 금기시함으로써 죽음은 피해야 할 나쁜 것, 얘기하면 안 되는 것으로 무의식 속에 자리 잡게 된다. 외국에선 장례식에서 임종예배를 해서 고인 얼굴을 보여주고 마지막 작별인사를 한다. 어렸을 때부터 이런 게 문화로 자리 잡게 되면 아이들 마음속에서도 다른 부분들이 있지 않겠나.”

―우리나라에서도 죽음에 대한 인식이 점차 바뀌고 있지 않나.

“내가 지금까지 책을 6권 펴냈는데 예전에는 ‘어떤 죽음이 삶에게 말했다’ 같은 책을 출판하면 팔리지 않았다. 책에 ‘죽음’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독자들이 쳐다보지도 않는다. 그런데 이번 책이 팔리는 걸 보면 사람들이 죽음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인식이 많이 변하고 있다고 본다.”

―마지막 항암치료에서 사망까지 미국은 6개월, 한국은 한 달 걸린다고 한다. 왜 이런 차이가 생기는지.

“산업화 과정에서의 압축적 고도성장 문화는 무조건 최선을 다하기만을 강요한다. 무엇이 최선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 없이 남들이 최선이라고 하면 힘들게 그것만 하려 한다. 극단적 평등주의와 경쟁을 동시에 추구하는 모순된 나라인 한국에서는 남들이 하면 나도 해야 하기 때문에 암 치료도 경쟁적으로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환자들만 고생하다 숨진다. 유교적 체면문화, 개인이 아닌 가족중심 사고방식, 대화의 부재, 저렴한 의료비, 지나치게 좋은 의료 접근성도 불필요한 항암치료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의사로서 환자의 항암치료를 계속할지 말지를 결정할 때가 가장 고민스럽지 않나.

“그렇다. 항암치료를 중단하자면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분도 있고, 잘 됐다고 하는 분들도 있다. 환자는 그만하고 싶은데 가족이 계속 하자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다. 환자보다 가족들 의사가 더 반영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는 ‘환자는 어디에 있지’라는 생각이 든다. 등 떠밀려 치료받는 게 누구를 위한 것인가.”

―공보의로 활동하던 2007년 수필가로 등단했다. 글쓰는 걸 좋아했나.

“문학소년도 아니었고, 학교 다닐 때 백일장에서 상 한 번 받은 적이 없다. 쓰다 보니 좋아하게 된 것 같다. 수필가 등단도 우연이었다. 공보의를 하던 때 우연한 계기로 의사수필문학상에 응모했는데 운좋게 대상을 받았다. 글을 잘 써서가 아니라 한센병이라는 주제가 특이해서 수상한 것 같다. 그런데 대상을 받으면 등단시켜준다는 거다. 그래서 안 되겠다 싶어 그때부터 글쓰기 공부를 하고 틈나는 대로 글을 썼다.”

―2007년부터 블로그를 통해 대중과 소통하고 있는데.

“당시만 해도 인터넷에는 암에 대해 잘못된 정보가 너무나 많았다. ‘3분진료’ 현실에서 의사에게 설명을 제대로 듣지 못하니 인터넷을 찾아보는 것 아닌가. 공보의 할 때 시간 여유가 많아 환자들이 궁금해하는 점에 대해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자는 취지에서 시작해 지금까지 하게 됐다. 환자들이 도움이 됐다는 연락을 많이 한다. 한번은 어떤 분이 메일을 보냈다. 암투병 중인 어머니에게 블로그 내용을 출력해 보여드리는데 글자가 작아서 보기가 힘들다는 것이었다. 원고 원본을 보내줄 수 있냐고 하더라. 그래서 글자를 크게 해서 환자들 보시라고 책을 냈다. 그게 책을 쓰게 된 계기였다.”파워볼게임

―종양내과 의사로서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 앞으로 어떤 글을 쓰고 싶은지.

“이런 인터뷰를 하면 마치 내가 무슨 고귀한 뜻을 가진 대단한 의사로 비쳐질까봐 걱정이다. 나는 월급날 가장 보람을 느끼는 그냥 ‘밥벌이 의사’다. 3분진료에 친절하지 못한 의사라는 점은 충분히 알고 있고, 환자들이 돌아가실 때 원망도 많이 받는다. 이국종 선생님처럼 대단한 사명감이 있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그럼에도 환자들에게 배우는 게 많다. 그럴 때마다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그런 가르침을 잊지 않기 위해 비망록처럼 글을 썼던 것뿐이다. 앞으로도 많이 배우고 생각하고 삶이 조금이라도 나아질 수 있다면 나는 그것으로 족하다.”

―강조하고 싶은 말이 더 있다면.

“우선 죽음에 대해 너무 두려워하거나 터부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죽음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었으면 하는 게 개인적인 바람이다. 두 번째는 암이 (3명 중 1명이 걸릴 정도로) 흔한 병이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암을 접할 일이 많이 생길 수 있다. 환자 입장에서 생각하면 답이 나온다. 항암치료 등을 가족 위주로, 의료진 위주로 생각하다 보니 환자만 소외되는 경우가 많다. 가족이 아니라 환자가 가장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원재연 선임기자 march27@segye.com

김범석 교수는 ●1977년 서울 출생 ●서울대 의예과 ●공중보건의(군복무) ●서울대 의과대학원 박사(분자종양의학)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전임의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임상교수 ●한국임상암학회, 대한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 미국암학회, 유럽종양내과학회 정회원 ●주요 저서 ‘어떤 죽음이 삶에게 말했다’ ‘암환자의 슬기로운 병원생활’ ‘암, 나는 나 너는 너’ ‘항암치료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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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매체와 누리꾼들이 김치와 한복 등 한국 주요 전통문화가 중국에서 유래했다는 억지 주장을 잇따라 내놓자 분개한 한국 누리꾼들이 우리 문화 지키기에 나서고 있다.

"한복이 명나라 의상이라니"…연이은 문화 왜곡에 누리꾼 '분통'
중국의 '문화 동북공정'은 중국이 현재 자국 영토에서 전개된 모든 역사를 자국 역사로 편입하기 위해 2002년부터 추진한 연구 사업 동북공정을 문화 분야에 적용한 표현이다.

지난해 11월 초 중국 게임회사가 '한복이 명(明)나라 의상'이라는 자국 이용자들 주장에 동조한 것을 계기로 문화 동북공정 논란이 불거져 좀처럼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작년 11월 29일 절임 채소 파오차이(泡菜) 제조법이 국제표준화기구(ISO) 표준에 맞춰 제정된 것을 두고 "중국의 김치산업은 이번 인가로 국제 김치 시장에서 기준이 됐다. 우리의 김치 국제 표준은 세계의 인정을 받고 있다"고 주장해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중국의 문화 패권주의를 막아달라는 반크의 국제청원
[Change.org 청원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달에는 중국 유명 유튜버가 김치를 자국 전통 음식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구글을 비롯한 각종 온라인 포털 사이트에 김치 기원이 중국으로 등록된 사실도 알려졌다.

이달에는 중국 백과사전 사이트 바이두(百度)에 윤동주 시인과 독립운동가 이봉창, 윤봉길 국적이 조선족으로 표기된 사실이 드러나 공분을 샀다.

"우리 전통은 우리말로 우리 것임을 알려야"
한국 누리꾼들은 중국의 문화 왜곡에 대해 항의하는 수준을 넘어 왜곡 시도를 근본적으로 차단해야 한다며 전통문화 바로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누리꾼들은 우선 우리 전통문화의 외국어 표기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우리 전통문화에 대한 외국인의 이해를 돕는다는 이유로 고유어 없이 외국어로만 풀어쓰면 우리 문화 정통성을 약화하고 문화 왜곡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누리꾼들은 떡을 '라이스 케이크(rice cake)', 씨름을 '코리안 레슬링(Korean wrestling)', 설날을 '차이니즈 뉴 이어(Chinese new year)' 등으로 번역해 부르는 관행을 중단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떡(Ddeok)', '씨름(Ssirreum)' 처럼 한국어 발음 그대로 쓰고, 그 뒤에 설명을 덧붙여야 한다는 당부다.

지난달 트위터에는 '전통문화를 외국식으로 번역해 한국 색채를 모두 지워버리니 외국에 뺏기기 쉬워진다'고 주장하는 글이 올라와 1만 번 이상 리트윗됐다.

한 누리꾼은 지난 16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한 '한국 것을 쉽게 빼앗기는 이유'란 제목의 글에서 "한국 문화를 지키기 위해 우리가 먼저 고유어를 사용해 한국 전통을 알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른 누리꾼들도 "'라이스 케이크'라는 말로는 떡이 한국 음식인 것을 알 수 없다"와 같은 댓글을 달며 동의했다.


한국 고유어 사용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게시글
[트위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도 한국어 고유명사를 한국어 발음 그대로 해외에 알리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태권도(Taekwondo), 고추장(Gochujang), 온돌(Ondol) 등 한국 전통을 가리키는 단어를 외국어로 풀이하지 않고 고유어 그대로 사용해 이들이 한국 전통문화라는 사실을 명시적으로 보여주겠다는 취지다.

반크 관계자는 "언어에는 (언어 사용자들의) 정체성이 담겨있다"며 "한국 전통문화가 '한국 것'이라는 인식을 널리 알리기 위해 고유어를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고유어를 통해 한복, 씨름 등이 명백한 한국의 전통문화임을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양학부 교수는 "고유어를 사용해 한국문화를 널리 알리는 것은 한국문화를 지키는 데 큰 도움이 된다"며 "문화 동북공정에 단순히 분노하는 것에 그칠 것이 아니라 전방위적인 홍보를 통해 우리 문화를 스스로 지키고 알려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shinda020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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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답지 않아” vs “민주당다운 건 혁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오른쪽)과 우상호 의원이 2월 17일 연합뉴스TV 토론회에 참석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서울시장 보궐선거 경선에서 맞붙은 박영선, 우상호 예비후보가 날 선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지지층 결집을 위해 상대 후보에 대한 비판도 쏟아내 ‘우·박 남매’로 불리기까지 한 경선 초반 화기애애한 분위기도 사라지는 모양새다.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2월 17일 연합뉴스TV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서로의 공약에 대해 공방을 주고받았다. 우 후보가 먼저 “박 후보가 강남에 재건축·재개발을 돕고 경부고속도로를 지하화해 주택을 짓겠다고 했다”며 “이는 문재인 대통령의 부동산 정책과 상충한다”고 지적했다.

박 후보는 “강변도로에 짓는 아파트는 조망의 공공성 문제가 있다. 한강조망권은 서울 시민 모두에게 있다”고 응수했다. 서울지하철 1호선 지하화에 대해서도 “공약에는 동의하지만 당장 할 수 없는 장기 프로젝트”라고 꼬집었다.

TV 토론회 후에도 신경전은 이어졌다. 우 후보는 이날 저녁 친문(친문재인) 성향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솔직히 (박 후보의) 21분 콤팩트 도시와 수직정원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민주당에서 내걸 공약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야당 후보였으면 작살냈다. (공약을) 거둬달라. 본선 가면 (야당에) 깨진다”고 말했다.

‘민주당다움’이 도대체 뭐기에
당초 두 후보는 화기애애한 경쟁을 예고했다. 우 후보는 박 후보가 출마 선언을 한 1월 26일 페이스북에 ‘오늘은 박영선 후보의 날이기에 공개 일정을 잡지 않겠다. 선의의 경쟁, 아름다운 경쟁으로 당을 살리고 승리의 발판을 함께 만들어가겠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우 후보는 이후 박 후보의 공약이 “민주당답지 않다”며 연신 비판했다. 강남 재건축·재개발에 대한 민주당의 기존 견해에 역행한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박 후보의 공약에 대해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과거 비슷하게 했다”고도 했다. 박 후보는 2월 16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가장 민주당다운 것은 혁신과 진보다.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이 가장 민주당다움”이라고 맞섰다.

우 후보는 2월 2일 ‘주간동아’와 인터뷰에서 “민주와 진보의 역사성이 민주당의 정체성이다. 이를 가장 잘 대변하는 후보가 우상호”라고 말했다.

경선후보는 권리당원 투표 50%, 일반국민 여론조사 50% 방식으로 선출된다. 권리당원 본선 진출자가 정해지는 3월 1일까지 권리당원 결집을 위해 민주당다움을 둘러싼 다툼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파워볼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본선 진출자가 정해지면 외연 확장을 위해 민주당다움을 논하지 않을 것”이라며 “지지율이 앞서는 박 후보가 한동한 방어적 대응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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